지난 16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 산하 안전성평가연구소(KIT)가 전자담배 관련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.
전자담배 종류에 상관없이 표준화된 전자담배 연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.
그런데 관심은 다른 곳에 쏠렸습니다.
전자담배를 250℃ 넘는 온도로 가열하면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검출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. 특히 "가열 온도에 따라 발생 유해물질 농도가 1천 배 이상 늘어난다"는 부분이었습니다.
그래서 이 ‘1천 배’가 어떻게 나왔는지 한번 따져봤습니다.
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보면 포름알데히드의 경우, 전자담배 가열 온도가 90℃일 때 검출량이 0.043μg입니다. '마이크로그램'으로 읽는 'μg'은 100만 분의 1그램을 나타내는데, 0.043μg은 일반 담배 한 개피를 피웠을 때 검출량의 600분의 1 정도입니다.
그런데 가열 온도를 470℃까지 올리면 23.84μg으로 늘어납니다. 산술적으로 5백 배 넘게 늘어나는 것입니다.
아세트알데히드의 경우, 가열 온도가 90℃일 때 검출량이 0.012μg입니다. 온도를 320℃까지 올리면 27.60μg으로 늘어납니다. 단순 계산하면 2천 배 넘게 늘어납니다.
하지만 전자담배의 일반적인 작동 온도는 60℃에서 최대 200℃입니다.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입호흡 제품의 경우 내부 온도가 100℃를 넘지 않고, 폐호흡 제품도 200℃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.
그럼 전자담배 작동 최대 온도에 가장 가까운 250℃일 때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.
포름알데히드의 경우, 가열 온도를 90℃에서 250℃로 올렸을 때 검출량이 0.043μg에서 0.373μg으로 늘어납니다. 약 9배 차이인 것이죠.
아세트알데히드의 경우, 같은 비교 조건에서 검출량이 0.012μg에서 4.503μg으로 늘어납니다. 약 375배 차이입니다. 역시 ‘1천 배’와는 거리가 있습니다.
전자담배협회는 "안정성평가연구소 연구 결과는 “삼겹살을 불에 태워 완전히 새까맣게 되면 발암물질이 급증한다”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"고 밝혔습니다.
이에 대해 안전성평가연구소는 “전자담배 특성에 따라 더 높은 온도로 가열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, 유해성 물질을 확인하고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는 의미”라고 설명했습니다.
sbs 김완진 기자 입력 2020.06.23.18:38 수정 2020.06.23.18:38